나는 현재 보건소의 그 밝고 따뜻한 분위기에 놀랐다.

내가 어렸을 때의 무렵, 보건소에 관해 돌이켜보면...


건물은 우중충한 회색빛에, 주변은 재개발로 인해 황량하고 음울하며,
보건소 안으로 들어가면 역겨울 정도로 소독약 냄새가 풀풀 풍기면서
몸에 힘을 빼고 흐느적 흐느적 걸어다니는
힘없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마치 유령들의 무도회를 연상케 하던 곳이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들려오는 이상한 비명....



아이들은 울고 거만한 의사들은 짜증나는 표정으로
일일이 무언가를 다그치며,

간호사가 핏물이 담긴, 환자에게서 채혈한 비커를
바닥에 엎질러 대걸레로 닦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가 확실히 틀려졌다.
너무 밝아졌다.

우중충한 건물은 따뜻한 분홍색으로 도색되었으며
드나드는 환자들의 얼굴에서는 우울함을 찾아 볼 수 없다.
살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 듯 하다.

게다가 전에는 없던 안내데스크도 생겨
그곳에서 친절한 안내도우미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번호표 뽑는 기계가 생겨나
전처럼 길게 줄설 필요없이 앉아서 기다릴 수 있으며
목 마르면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마실 수 있다.


소독약 비슷한 냄새는 아직도 나긴 하지만 역겹지는 않다.
오히려 깨끗한 곳이라 이런 냄새가 난다는 느낌을 준다.

더이상 증오를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간헐적인 분노의 폭발은 아직도 감지되지만 말이다.

댓글 3개:

익명 :

좋은 현상입니다.

익명 :

쩌네

익명 :

인간이 떄론 모순적인 모습을 보일떄도 있다.
그러나 자신을 건드리는 순간 잔인하고 이기적으로 돌변하는
인간의 피는 못 속이는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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